Monday, June 14, 2010

미국 남부, 크리스천벨트 무너지나?

미국 남부 지역에는 크리스천 벨트 혹은 바이블 벨트라고 불리는 지역이 있다. 그만큼 기독교의 교세나 영향력, 기독교인의 규모가 다른 지역에 비해 특별한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 이 지역도 미국의 여느지역과 마찬가지로 기독교가 크게 퇴색하여 가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독교인의 규모가 감소하고 있고, 문닫는 교회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현지의 목회자들도 이러한 경향이 존재하며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그 원인이다. 흔히 유럽과 미국의 탈교회 현상의 원인으로 도시화, 현대화, 문화적 경향 등을 꼽는다. 물론 이러한 현상도 교회의 축소에 일조했을 것이다. 그러나 더 큰 원인은 교회 안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교회들의 전도열기가 규모에 비해 별로 높지 않거나 전도의 접근법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이다. 남부의 교회의 축소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회의인 Advance10: Contextualising the Gospel in the New South라는 행사가 지난 10일부터 사흘 간 열렸다. 이 행사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교회와 성도들이 복음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복음을 자신의 삶에 적용시키는데 실패하여 본인들 자체부터 급변하는 사회와 문화적 환경에 적응하는데 실패하고 있고, 이것은 전도의 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복음의 이해와 적용의 실패의 결과로 세속적으로 타락한 풍조에 선뜻 가담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신앙인 다운 그들만의 강건한 윤리수준도 보여주지 못하는 어정쩡한 선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목사는 크리스천적 윤리의식의 실천은 예배적 일상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서 실패함으로하여 일상 속에서의 하나님의 간섭을 불가능하게 했다는 지적이다.

이 컨퍼런스에 참가한 Vision International Church의 제롬 가이 목사는 “오래 동안 남부 교회는 해서는 안될 말과 행동의 목록을 점점 두텁게 만듦으로써 변화하는 문화환경에 적응하는데 실패하고 교회와 기독교를 율법화하였으며, 스스로를 융통성 없는 매우 유연하지 못한 조직으로 전락시켰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로 본인들도 지키지 못할 자신들만의 법을 만들어 놓고 자기 모순 속에서 허우적 거리는 모습이 나타났고,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교회가 들어가면 아주 피곤한 장소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결국 어느 순간부터 교회가 하나님과 성경의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놓은 수많은 해야 할 일들과 해서는 안될 일들의 목록의 지배를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번 컨퍼런스의 참석자들은 앞으로 교회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복음이 중심되는 교회를 재건하여 새로운 부흥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자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한다. 참고로 바이블 벨트란 텍사스, 알칸소,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알라바마, 플로리다, 조지아주 등을 지칭하는 말로 1920년대의 저널리스트이자 시사평론가인 헨리 루이스 맥켄이 처음 사용한 말이다. 이 지역은 복음적 보수주의 개신교의 영향력이 특히 다른 지역보다 큰 지역이며, 교단적으로는 남침례교의 영향력이 큰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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