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1, 2010

진리란 무엇인가?

예수님께서 빌라도법정에 섰을 때, “진리에 속한 자는 내 소리를 듣는다”고 말하자, 로마의 총독 빌라도는 이렇게 반문하였다: “진리가 무엇이냐?”(요18: 37-38) 후에, 영국의 철학자 후란시스 베이컨은 “빌라도가 올바른 질문을 던졌으나, 어리석게도 그 대답을 기다리지 못했다”고 평하였다. “진리가 무엇이냐?”는 질문은 인류역사상 끊이지 않고 계속되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이 진리에 도달할 때에야 인생의 진정한 의미와 만족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그림: Nikolay Gay, Quod Est Veritas? Christ and Pilate, 1980]


1 진리는 존재하는가?

인류는 절대적인 진리의 존재를 믿어왔다. 그러나 근대에 이르러 절대적인 진리의 존재에 회의를 가지기 시작하면서 상대주의(Relativism) 사상이 유포되고 있다. 이와 같이 절대적인 진리를 상실하자, 객관적인 진리를 거부하고 주관주의(Subjectivism)가 팽배하게 되었다. 즉, 내가 옳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나에게 진리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는 사실상 진리의 존재를 부인하는 것이다. 진리가 하나밖에 없다는 진리의 유일성 대신, 동시에 여러개의 주관적 혹은 상대적 진리들이 가능하다는 다원주의(Pluralism)가 점차 현대의 사상적 구조를 장악하고 있다.

이러한 사상적 혼란은 인류가 절대자(The Absolute)를 상실하였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절대적인 기준도 상실하게 됨으로서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그른지에 대해서 분명하게 판단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절대적 진리를 믿는 사람들을 전근대적 사고방식의 소유자라고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류의 질서있는 생활을 위해서 절대적 진리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인간이 이 세상을 살기 위해서는 상당량의 지식이 필요한데, 그 지식은 올바른 것이어야 한다. 그릇된 지식은 오히려 생활에 혼란과 실패를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절대자 신의 존재를 믿든지 안 믿든지 간에 절대적인 진리의 유일성에 대한 신앙은 회피될 수 없다.

2 진리의 종류

우리가 진리라고 부르는 명제들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1) 그 내용에 따라 “과학적인 진리”와 “철학적인 진리”로 구분되며, (2) 그 유효성에 따라 “불변적인 진리”와 “일시적인 진리”로 구분되며, (3) 그 본질에 따라 “절대적인 진리”와 “조건적인 진리”로 구분되며, (4) 그 수용도에 따라 “보편적인 진리”와 “논쟁적인 진리”로 구분된다. 아래 열거한 명제들은 일반적으로 진리라고 말하는데, 그 성격에 있어서는 각기 다르다: (1) 1+1=2, (2) 사람은 죽는다, (3) 지구는 1년에 한 번씩 태양을 공전한다, (4) 장미꽃은 아름답다, (5) 민족은 영원하다.

3 진리의 본질

시인 키츠는 “아름다운 것이 진리이며, 진리는 아름다운 것이다 - 그것이 우리가 지상에서 알 수 있고 또 알아야 되는 모든 것이다”고 노래했으며, 모택동은 “모든 공산주의자들이 알아야 할 진리는 바로 정치적인 권력이 총구멍에서 나온다는 것이다”고 외쳤다. 그러나 진리는 각자의 주관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며 주장한다고 진리가 되는 것도 아니다. 오든의 말대로, “진리는 하나뿐이며 결코 부인될 수 없고, 이 진리와 다른 모든 지식은 시적 허구에 불과할 따름이다”. 낭만주의자는 아름다움을 진리라고 주장하고, 폭력주의자는 힘을 진리라고 주장한다. 역사주의자는 역사가 진리라고 주장하고, 인본주의자는 인간이 진리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진리 자체일 수 없다. 그것들은 그들의 우상일뿐이다. 진리는 영원하며 초월적이며 절대적이다. 베이컨의 말대로, “바다밖에 볼 수 없다고해서 육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훌륭한 발견자가 될 수 없다”.

진리는 인간이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 즉, 모든 진리는 자연과 인간에게 “주어져 있다”. 그러면 누가 진리를 주었을까? 그 주어진 것이 진리라면, 그 진리를 주신 분이야말로 모든 진리의 원천이요 진리 자체인 것이다. 그리고 그 진리의 수여자는 이 자연과 인간을 초월하는 존재이다. 성경은 진리에 대하여 다음 사실들을 가르쳐주고 있다.

(1)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서 진리이시다: 성부는 진리가 충만하신 진리 자체이시며(출34:6), 성자 예수님은 친히 “내가 곧 진리다”(요14:6)고 말씀하셨으며, 성령은 “진리의 영”(요14:17, 15:26, 요일4:6)이시다. 예수님은 진리이신 하나님 아버지를 증거하기 위해 세상에 오셨으며(요18:37), 세례 요한은 진리이신 성자 예수님을 증거하였고(요5:33), 성령께서도 예수님을 증거하신다.

(2) 모든 진리는 하나님에게서 나오며, 하나님에게서 나오는 모든 말씀은 진리다 (요1:17, 시25:10, 119:142,151, 요17:17).

(3) 하나님과의 화해와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진리와 하나가 되며 진리에 속하는 것이다 (요3:21, 18:37, 요일3:19). 즉, 진리를 알고 따르면 영적 자유와 영생, 그리고 거룩함에 이르고 (요8:32, 17:17, 엡4:25, 딤전2:4, 딤후2:25, 약1:18, 벧전1:22), 반면에 진리를 믿지 않고 거슬리고 막는 자는 하나님의 진노와 형벌에 직면하게 된다 (요8:44-46, 롬1:18,25, 2:8, 살후2:12, 딤후3:8, 4:4, 딛1:14, 약3:14). 따라서 진리와 상반되는 거짓은 하나님과 전혀 관계가 없고 “미혹의 영”이며 “거짓말장이”인 마귀에게서 나온다 (살후2:10, 요일2:21, 4:6).

(4) 진리는 지식에 머물지 않고 사랑을 실천한다(고전13:6, 엡1:13, 요일1:6, 2:4, 3:19). 즉, 사랑은 진리의 본질적 요소로서 진리소유의 진위를 구분해 준다.

결론적으로, 진리는 올바른 명제들의 집합이나 주관적 가치가 아니라, 영원불변하며 초월적이며, 나아가 인격적이다. 우리는 “비인격적 진리”를 주장하는 세속적 견해를 버리고 하나님만이 진리시라는 인격적 진리관을 정립해야 하며, 또한 진리는 지성적이라는 헬레니즘적 사고를 버리고 인격적이며 실천적이라는, 즉 사랑을 결과한다는 성경적 인식을 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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